Dream Catcher

2017.12.20 본문

잡설

2017.12.20

부태 2017.12.20 02:39


재작년에 쓴 글 한 토막


*요새 안듣던 라디오를 다시 듣고있다. 라식수술 초기에 모니터를 오래 보기 힘들어서, 침대에서 라디오를 계속 듣다보니 눈이 많이 나아진 지금도 계속 듣고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때까진 박경림의 심심타파, 신해철의 고스트네이션 많이 들었었는데.. 요샌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즐겨듣고 있다. 다른건 놓쳐도, '새 글이 전송되었습니다', '방백' 두가지 코너는 꼭 듣고 잠결에 든다..





2017년 12월 18일, 행복해져야만 했다던 종현은 결국 일찍이 생을 마감했다

푸른밤을 매일 챙겨듣지도 않았는데, CD 한 장 산 적 없는데, 딱히 팬도 아닌데,

그의 죽음이 왜이렇게 슬프게 다가오는건지.


남자 아이돌 그룹 샤이니는 관심이 없었지만, 뮤지션 종현은 관심이 있었다.

나보다 세 살 많은 형. 같이 비슷하게 나이들어가는 처지였기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약간의 관심과 약간의 공통점에

그리고 한 때 그의 라디오를 들으며 행복했기에. 그의 목소리를 좋아했기에

그의 죽음이 더 슬프게 다가오는게 아닐까, 스스로 생각한다


오늘 대학교 마지막 시험을 끝냈다.

공교롭게도 자살에 대한 내용을 한 챕터 다뤘던 수업이었다

시험 문제에도 자살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교과서에 적혀 있는 대로 답을 써내려가면서도,

그의 죽음이 내내 오버랩되며, 내가 쓰는 이 것이 정말 정답인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끝나고 잠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종현 소품집 1, 2 앨범만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려둔 채.

'하루의 끝' 외엔 전부 처음 들어보는 노래들이었다

꽤나 좋은 노래들이었는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


푸른밤 종현입니다의 마지막 방송, 마지막 멘트도 찾아 들어봤다

그는 꼭 다시 라디오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했지만,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다

푸른밤 DJ를 맡은 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다던,

마지막 방송일 팬들로부터 온 한가득 쌓인 푸른 편지지들을 보고

이렇게 사랑받는 사람이라며 내심 행복해했던 그가

1년도 안 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어젯밤 푸른밤 이동진입니다도 다시 들어봤다

많은 사람들이 슬퍼해했고, 후임 DJ였던 이동진씨도 크게 슬퍼하는 것 같았다

종현의 푸른밤을 몇 번이라도 들어봤던 사람이라면 비슷한 감정이지 않았을까.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하다.

뭐 곧 제자리로 돌아가겠지만, 오늘까진 분위기를 좀 타야겠다


말이 마음을 앞서지 못해, 글이 투박하고 모양도 나지 않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글로 남겨놓을 만한 일이기에, 몇 자 써봤다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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