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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6, Hokkaido

4-4. 아사히카와는 찍턴

부태 2016. 12. 23. 02:58



흰수염폭포를 찍고 오니 눈발이 꽤 날리기 시작했다



아사히카와까지는 43km, 1시간 10분 정도가 걸린다고 떴다

차량 반납은 19시까지라 아주 여유가 있었지만 눈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지체하지 않고 떠나기로 했다



홋카이도 지방은 눈이 심하게 내리면 '화이트 아웃',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린다

그 정도로 많이 내린건 아니지만 혹시 모르니 얼른 내려가기로 했다

이정도 눈이면 승차감이 좀 불안정할 법 한데 매우 안정적이었다

돈을 들여 4륜구동 옵션을 선택하길 잘 한것 같았다


그리고 켄과 메리의 나무에서 만났던 한국인 남녀 두명을 다시 만났다 -_-

"어! 또 보네요!"



비에이 중심가로 내려오니 눈발이 다시 약해졌다.

흰수염폭포가 산중턱이어서 조금 많이 내렸던 것 같다



아사히카와에 들어와 국도변에 보이는 셀프주유소를 들어갔다.

그런데 기름값이 생각보다 많이 저렴하다.

하이오쿠(고급휘발유) 117엔, 휘발유 107엔, 경유 96엔..

당시 우리나라 휘발유값이 리터당 1400원대였던걸로 기억한다.

우리나라 기름값의 절반이 세금이라는게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_-



주유법은 우리나라랑 완전히 똑같다. 전혀 어려울 게 없다

우리나라 주유소에도 일제 주유기가 있으니까 뭐..



가득 주유하려고 했는데 고작 5리터를 조금 지나니 주유건이 턱 하고 걸렸다.

6리터까지 마저 넣어주니 주유비는 642엔.

120km 정도 탔는데.. 6리터 -_-;; 20km/l 꼴이니까 연비는 상당한 수준이다



주유비도 얼마 안 들었고, 무엇보다도 일본에서의 첫 운전을 무사고로 끝냈다는 점에

기분좋게 차량을 반납했다

도요타 파쏘는 유명하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모델이지만,

나에게는 평생에 기억에 남을 차가 될 것 같다



아사히카와 역 앞



아사히카와 역은 사람도 없는데 너무 크게 지어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역 안도 마찬가지로.. -_-;;


여행 계획을 짤 때, 비에이 여행을 끝나고 어디를 가야할 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

여행 기간은 8일이고, 도동지방을 제외한 주요 스팟을 다 짜보니

7일짜리 계획이 나왔다. 하루가 남아버린 셈인데,

그렇다고 어디 한 곳을 더 가자니 남은 곳은 거리가 너무 멀어 하루만으론 무리였다.

고민 끝에, 오늘 숙소를 멀찍이 떨어진 오비히로로 잡아버리고

아사히카와에서 오비히로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일정을 잡았다.


아사히카와에서 오비히로까지는 특급열차가 아닌 보통열차로만 움직이기로 했다.

1번 갈아타는 걸 포함해서 4시간이 걸리는, 상당히 먼 곳이다.

이미 패스를 샀기 때문에 이런다고 해서 돈이 절약되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보통열차만 탄 건

우리나라에선 완행열차가 이미 씨가 말라서,

역 하나하나 모두 서는 완행열차로 긴 거리를 여행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완행열차, 원맨열차, 뭐 이런 것들이 주는 감성을 느껴보고 싶어서이기도 했지만

그정도로 감성이 충만하진 않고.. -_- 우리나라에서 하기 힘든 걸 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오비히로에서 특별한 걸 하진 않더라도 그 도시에 발을 찍는 것 만으로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후 코스는 다음과 같았다


아사히카와역 17:47 출발 → 후라노역 18:59 도착

후라노역 19:10 출발 → 오비히로역 21:54 도착


기차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아서, 바로 옆 이온백화점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푸드코트의 여러 메뉴들 중 라멘이 눈에 들어와 주문했다.

삿포로에서 한번 실패를 했기에, 이번에는 성공하길 기대했는데..



또 숙주가 한가득이다 -_- 심지어 국물도 내 스타일도 아니었다.

반 쯤 먹었나 싶다..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은 숙주를 극혐하는 내 식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싫어하고싶어서 싫어하는게 아닙니다



이온몰을 돌아다니다 보니 로이스 매장이 보여, 초콜릿 하나를 샀다

로이스초콜릿이 그렇게 맛있다는 말만 들어봤지,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숙소에서 까먹을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시그니쳐초코로 입을 좀 씻어내면서 기차시간을 기다렸다



전광판에 내가 탈 열차가 떴다. 17:47 보통 후라노행

4시간 동안의 완행열차 기행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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